Seoul
Andrew Yim
"유인원은 유인원을 죽이지 않는다"는 절대적 명제를 이상으로 걸었던 시저가 혁명을 함께한 코바의 손을 놓아야만 했을 때, 그의 고뇌와 분노, 갈등과 좌절감은 그 깊은 눈빛 보다 어두운 인간 본성의 깊은 바닥을 그대로 비추어준다.
다가오지 말라는 말이다. 나는 평온을 흔드는 '위험한 손님'이 된 것이다. ’접근 금지 명령서’를 받아들 때의 시리고도 뜨거운 느낌이 되살아 났다. 100m 이내로 다가오면 체포-구금 될 수 있다는 설명서가 적혀있었다. 나는 아무런 항변을 하지 못했다. 나의 말은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. 그 관계는 끝내 회복되지 못하였다. 믿음이 깨어진
언제나 진지하고,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만, 그의 과도한 진지함은 그를 고통스럽게 한다. 그의 아픔은 그에게 다가갈수록 견디기 힘들고, 한 발짝씩 물 러갈수록 그의 모습은 우스워진다.
이 이야기에는 어떤 사건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. '의식의 흐름'이라는 기법을 구태여 흉내내려는 의도도 없지만, 이야기를 풀어놓는 주체로서의 인물은 또렷하게 상정되지 않는다. 그저 보이는 데로 이야기하고, 느끼는 데로 상상을 더하며, 제멋대로 구미를 당기는 이야기를 엮어내려 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