날이 좋다는 톡도 있고 하여

산책이라도 나가야 하나 했지만,

봄 고뿔 기운인지 간밤의 술기운인지

어지럽고 뒤숭숭하기만 하다.

오토바이 배달 소리만 간간히

넘어오는 창밖으로는 아이들이 떠나간

빈 그네 삐걱거리는 쓸쓸함만 남았다.

다시 오지 않을 소식처럼,

도시 풍경은 감았다떴다 하는 눈꺼풀에 매달려

현실감없는 애니메이션처럼 흐트러졌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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